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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 VoIP 암호화 의무조항 '해제'


행안부, 중요기관만 '국산 알고리즘 탑재' 의무화

행정기관용 인터넷전화(VoIP) 도입 시 의무화했던 국가정보원의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 탑재 조항이 사실상 '해제'된다.

대신, 국가 외교·안보와 직결된 외교통상부 등 일부 공공기관에 한해 VoIP 도입 시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 탑재를 의무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외통부, 국무총리실, 국방부, 통일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방위사업청, 병무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행정기관은 반드시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을 탑재할 필요가 없게 됐다.

1일 행정안전부·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조달청을 통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VoIP 이용환경 구축 사업 공고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행정기관용 VoIP 구축 사업이 본격화된다.

행안부 행정정보통신망 고도화팀 김병호 사무관은 "지난 해 10월 국정원 지침에 따라 행정기관용 VoIP에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인 '아리아' 탑재를 의무화했으나,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조항에 위배된다는 미국 무역대표부 지적을 받아들여 각 공공기관 특성에 맞춰 차등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산업체 역차별 논란…피해 70억~80억원 달해

국정원이 행정기관용 VoIP 관련 보안 정책을 발표한 지 7개월 만에 관련 정책이 변경되자 업계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삼성전자·LG노텔 등 국내 10여개 업체는 올해 본격화될 공공기관 VoIP 사업에 맞춰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인 아리아 탑재에 만전을 기해왔기 때문.

별도의 비용과 인력을 들여 사업을 준비했던 국산 업체들은 갑작스런 국가 정책 변경에 허탈해하고 있다.

국산 업체 관계자는 "아리아 탑재 의무화 정책에 발맞춰 미리 준비했는데, 의무화 지침이 차등 적용으로 바뀌면서 사업 기회가 대폭 축소됐다"며 "정부의 잦은 제도 변경은 혼란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미리 정책에 대비했던 국산 업체에게 역차별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국산업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비용을 산정하기는 힘들지만 최소 10억~20억원 정도가 아리아 탑재를 위해 들었다"며 "제도 대응을 위해 연간 연구개발(R&D) 인력 운영 로드맵을 수정해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했는데,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70~80억원 규모의 비용이 소모됐을 것"이고 꼬집었다.

이와 같은 업체 반발을 예상한 행안부는 지난 5월 20일 VoIP 사업자 설명회를 갖고, 정책 변경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업계 반발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행정기관용 VoIP 도입 사업은 오는 6월 세종로 중앙청사 구축을 시작으로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될 경우 그 규모는 적게는 6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첫 사업인 세종로 중앙청사 VoIP 사업의 규모는 14억5천만원에 불과하지만, 향후 수천억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산 외산을 가리지 않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국산 업체와 달리 시스코·어바이어 등 외산 VoIP 업체는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인 아리아가 아닌 국제 표준인 AES만 탑재했기 때문에 이번 제도 변경으로 인해 사업 기회를 대폭 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행안부 김병호 사무관은 "첫 사업인 세종로 중앙청사의 경우, 통일부, 총리실이 포함돼 있는 데다 외산 업체가 성능 검사에 참여하지 않아 국산 업체의 선정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아리아가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각 기관마다 특성에 맞게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반드시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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